1. 창세기 33장에는 야곱과 에서가 극적으로 화해하는 장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모든 일은 야곱이 얍복강가에서 하나님의 얼굴을 뵙고, 씨름에서 이긴 결과입니다. 얍복강가의 기도는 표면적으로 볼 때 야곱이 하나님을 먼저 찾은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하나님이 야곱을 먼저 찾아오신 사건입니다. 하나님이 오셔서 야곱을 만나주셨기에 씨름도 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기도란 ‘인간이 시작하는 것 같아 보여도 사실은 하나님이 먼저 만나주시고 사람으로 하여금 하게 하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기도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시고, 용기를 주시는 분이십니다. 이것이 기도생활에 나타나는 위대하신 하나님의 주권입니다. 

2. 야곱이 얍복강가에서의 기도 이후 형 에서를 만나러 나아갑니다. 형 에서가 400명의 군대를 거드리고 오는 것은 여전히 그대로이지만 야곱의 마음은 이전과는 달라져 있습니다. 32장에서는 두렵고 답답한 상태였다면 지금은 평안하고 담담한 마음입니다. 얍복강가에서의 기도경험은 영적으로 하나님을 뵈었고 성숙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32장에서는 세 부류로 나누어 자신이 맨 뒤에서 에서에게 나아갔지만, 33장에서는 야곱이 제일 앞선채 나아갑니다. 기도, 영적 체험이 야곱을 달라지게 했습니다. 

야곱과 에서의 만남은 용서의 차원을 넘어서서 아름다운 화목의 차원까지 나아갔습니다. 모든 악의가 사라지고 화해와 사랑의 관계가 되었습니다. 에서가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야곱의 몰골과 다리를 저는 모습, 기도한 자를 향한 하나님의 응답의 결과 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3. 야곱이 하나님과 씨름했을 때 하나님의 응답은 야곱의 환도뼈가 위골되어 다리를 저는 것이었습니다. 야곱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것이었으나 오히려 이것이 하나님의 예비하신 은혜였습니다.  

우리에게 두려움을 주는 사람이나 문제가 있다면 그 사람을 만나기 전에,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의 얼굴을 대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이 언제 바꾸시는지 그 사람의 마음을 은밀히 변화시켜 원수를 친구로 만들어 주실 것입니다. 야곱은 인생의 넘어야 할 최대고비를 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얍복 강가에서 하나님의 얼굴을 뵈었던 결과입니다.

 4. 야곱과 에서가 20년이란 세월이 지난 후 화해 했지만 두 사람 사이의 소원함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야곱과 에서는 화해 이후에도 여전히 서로 가까이 살지 않았고, 각자의 집안 사람들은 함께 여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서운한 감정이 오랫동안 쌓인 쓰라림으로 자라도록 내버려두면 관계에 영구적인 상처를 남기게 됩니다. 의견 충돌이나 싸움이 해결되지 않은 채 오래 지속될수록 불신의 골은 더 깊어집니다. 하나님은 그들의 화해를 통해 영광을 받으셨지만, 야곱과 에서의 관계는 결코 예전 같을 수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