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티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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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07(화), 십자가는 아직도 벽을 허문다, 에베소서 2;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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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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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에베소서 2:14–16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시고, 

원수 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십자가로 소멸하시고, 

이 둘로 한 새 사람을 지어 화평하게 하시고, 

또 십자가로 이 둘을 한 몸으로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려 하심이라 

원수 된 것을 십자가로 소멸하시고.”

 

 

1987년 6월 12일,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베를린 장벽 앞에서 

“이 장벽을 허물어라!”라고 외쳤습니다. 그 장벽은 냉전의 상징이자 

인간이 만든 가장 거대한 분단의 벽이었습니다. 

몇 년 후 실제로 그 벽이 무너졌을 때, 사람들은 하나 됨의 감격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의 현실 속에는 여전히 또 다른 벽이 존재합니다. 

그것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마음과 관계 속에 깊이 세워진 영적인 벽입니다.

 

바울은 에베소서 2장에서 선언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화평”이시며, 

그분의 십자가는 모든 장벽을 허무신 사건입니다. 

그분이 무너뜨리신 벽은 단지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의 담이 아니라, 

인간의 죄로 인해 하나님과 단절된 모든 관계의 벽이었습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인간과 하나님 사이, 인간과 인간 사이, 

그리고 세대와 세대 사이의 막힌 담을 무너뜨린 구원의 사건입니다.

 

이 말씀은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도전입니다. 

우리는 기술로 세상을 하나로 연결하지만, 마음은 점점 더 멀어지고 있습니다. 

SNS와 온라인 공간은 소통의 벽을 낮추었지만, 

정작 인간의 내면에는 더 높은 벽이 세워지고 있습니다. 

서로를 향한 비난, 분열, 편견, 그리고 교회 공동체 안의 미묘한 경쟁심까지

이 모든 것이 보이지 않는 ‘영적 베를린 장벽’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늘날 이 평화의 복음이 가장 자주 막히는 곳은 

교회 바깥이 아니라 공동체 안, 가정 안입니다. 

교회 안에서도 신앙의 해석, 사역의 방향, 

세대 간의 이해 차이로 인해 보이지 않는 벽이 세워집니다. 

믿음의 가족이라 부르지만, 

서로의 마음을 향한 문은 닫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정 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부 사이에 오래 쌓인 오해와 상처의 벽이 있습니다. 

서로의 말보다 ‘체념의 침묵’이 더 큰 담이 되어버렸습니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도 보이지 않는 냉전이 있습니다. 

대화는 끊기고, 세대 간의 신앙은 단절되어 갑니다. 

부모의 신앙이 자녀에게 전해지지 못할 때, 

그 집의 영적인 담은 점점 더 두꺼워집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모든 담을 허무셨지만, 

우리는 종종 다시 그 벽을 쌓습니다. 

자존심이라는 벽, 상처의 기억이라는 벽, 

“나는 옳다”는 자기 의의 벽이 그것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믿음은 무너진 벽 위에 서 있는 것이 아니라, 

허물어진 벽 사이로 손을 내미는 것입니다. 

십자가는 두 팔을 벌려 하늘과 땅, 하나님과 인간, 

부모와 자녀, 부부와 공동체를 연결하신 표징입니다.

 

오늘의 말씀은 이렇게 묻습니다.

“나는 내 안의 어떤 벽을 여전히 붙들고 있는가?

그리스도의 화평이 나의 가정과 공동체 안에서 실제로 흐르고 있는가?”

 

예수님이 허무신 벽은 모든 벽을 무너뜨린 사건입니다. 

그러나 그 평화가 다음 세대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복음의 능력은 이론에 머물 뿐입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믿음의 유산을 남긴다는 것은 

단지 교회를 다니게 하는 것이 아니라, 

화평의 삶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부부가 서로를 용서하는 모습, 

부모가 자녀에게 미안함을 표현할 줄 아는 용기, 

자녀가 부모의 신앙을 존경하는 마음,

이런 일상 속의 평화가 복음의 진짜 전승입니다.

 

오늘 우리는 다시 그리스도의 음성을 들어야 합니다.

“이 장벽을 허물어라.”

그리스도께서 이미 십자가에서 시작하셨고,

이제 그분의 평화를 

우리 가정과 공동체 안에서 완성해 가시기를 원하십니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이십니다.

그분의 화평이 우리의 관계를 새롭게 하시며,

세대를 넘어 흘러가는 복음의 길을 여십니다.

이것이 십자가의 능력이며, 교회와 가정이 다시 살아나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