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티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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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지난 음식처럼 - 왕하17;24-33

  • 느헤미야강
  • 2015-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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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지난 음식처럼
왕하17;24-33
 
“이와 같이 그들이 여호와도 경외하고 또한 어디서부터 옮겨왔든지
그 민족의 풍속대로 자기의 신들도 섬겼더라”(17;33)
 
이 말씀은 사마리아가 멸망한 뒤 앗수르의 정책에 의한 결과이지만,
한편으로는 멸망의 원인이기도 했습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33절은 당시 사마리아 사람들의 상황만은 아니지 싶습니다.
 
여호와도 경외하고!
자기의 신들도 섬겼더라!
 
제 자신만을 봐도
하나님만을 안 믿는다, 안 믿은적은 없는데
그렇다고 하나님만 정말 믿었는가?
정말 하나님만 의지하였는가?
그렇게 물으면 선뜻 대답할 수 없을때가 있습니다.
굳이 하나님 외에 다른 것을 섬겼다 할 수 없어도
가만히 보면 급할때는 하나님보다 내 눈에 보이는 사람,
돈, 내 생각과 가치에 우선하는때가 더 많았음을 깨닫습니다.
 
제가 안산에서 사역할 때입니다.
담임목사님께서 한 주전에 주일예배 설교를 하라고 하셔서 기도하면서 말씀을 준비하였습니다.
한주간 내내 준비하면서 금요일 저녁에 드디어 원고를 마무리 했습니다.
토요일 출근하면서 교회에서 설교를 프린트하려고 USB를 열었는데
그 속에 있는 모든 그동안의 설교자료가 다 없어졌습니다.
USB에 에러가 난 것입니다.
당연히 주일 설교도 사라졌습니다.
얼마나 당황했는지 정신은 멍하고, 가슴은 메어져 오고, 눈물이 핑돌았습니다.
다시 준비해야 했습니다.
출근해서 주어진 업무도 감당해야 하는데 당연히 설교가 잘 준비될리 만무했습니다.
주일 설교원고도 문제이지만 그동안 모든 설교를 그 USB 메모리 칩에 다 넣어두었는데
그것까지 다 없어진것입니다.
한동안 정신줄을 놓고 있다가 겨우 힘을내 기도하면서 설교를 다시 준비하는데
제 몸의 모든 기운이 다 빠져나가는 듯 했습니다.
그때 제 마음속에 든 첫 번째 생각이,
‘다시 시작하라!’
‘힘빼고 겸손하게 다시 시작하라’
‘하나님만 경외하고 집중하라’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그러니 그 설교가 얼마나 떨림이 많았겠어요.
어쩌면 설교준비하면서 놓쳤던것들을 다시 생각하고 묵상하라는 뜻이구나
억지로라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또 준비해나가는데 아내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제 USB 메모리 칩을 가지고 살릴 수 있는 곳을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찾아가서는
거금을 주고 살려가지고 온거였습니다.
천사가 강림한게 틀림없었습니다.
제가 아내를 보아온 많은 날 중 그때가 가장 예뻤음을 두말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그때 만큼 장가를 잘 갔다 싶을때가 있었을까요?
그때 설교준비하면서 가장 많은 눈물을 흘렸던 것을 기억합니다.
얼마나 감사를 드렸는지요.
 
그때 제 마음속에 가졌던 오직 한가지 생각!
저를 가르치시기 위해
이 세상 어떤 수술용 메스보다 예리한 상황으로
불필요하고 더러운 것들을 도려내기 원하셨던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네 메모리 카드에 들어 있는 그동안 설교해왔던 가지고 있는 자료에 너무 의지하지 마라.
'때 지난 음식처럼 오래된 것 우려먹는 사람이 아니라
그때 그때 공급해주시는 살아있는 하나님의 말씀을 더 사모하라'는 말씀처럼 다가왔습니다.
그동안 정성껏 정리하고 나누었던 목숨과도 같은 설교!
그게 저만의 신들이기도 했습니다.
지금생각해보니 헤프닝인것 같은데
준엄한 하나님의 메시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