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하나가 되는 공동체 구원의 감격과 거듭난 기쁨을 나누는 교회, 세상으로 파송 받은 삶을 감당하는 교회입니다

교바캠(5) 만만한 사람

  • 느헤미야강
  • 2018-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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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문화 바로세우기 캠페인(5)

만만한 사람, 쉬운 사람

 

 

해마다 연말이 되면 개교회마다 새가족 환영회 행사를 합니다.

애찬을 준비하고 새교우를 소개하고, 교회를 소개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아 오랫동안 제 마음에 각인된 분이 있습니다.

한 분의 자기소개가 남겨준 인상과 그의 삶 때문입니다.

 

저는 뭐 하나 잘 하는 것 없어서

교회에서 맡겨 주는 일이면 아무 소리 안 하고

순종하는 것으로 대신하는 사람입니다.

저를 쉬운 사람, 만만한 사람으로 생각해주십시오

 

생김새나 말투가 그리 가볍지 않았음에도

저 사람 뭐지! 불편함이 오래가지 않았던 것,

그리고는 농담으로만 받지 않았던 것은

그 말에 진실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말한대로 살고 있음이 보았고 들려지고 있기때문이기도 합니다.

 

그 이후 지금껏 저는 교회에서 가장 필요한 사람은

능력 있는 사람도 있어야 하나

그분처럼 만만한 사람, 쉬운 사람 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나를 만만하게 보거나 쉬운 사람으로 여기는 것은 기분 나쁜 일입니다.

우리가 열심히 노력하여 실력을 키우고 성공하려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만만한 사람, 쉬운사람으로

취급 되지 않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가 속한 조직이나 공동체에서

때로 목소리를 높이고 다투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까다로운 사람 혹은 어려운 사람으로 인식이 되면

함부로 취급 당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생존 경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자칫 만만하게 보이면

이용당하고 버림받기 쉽습니다.

 

 

 

교회는 하나님 나라의 질서와 원리를 실험하는 곳입니다.

교회는 생존 경쟁의 마당이 아니라

자신을 희생하여 서로를 섬기는 더불어 살아가는 자리입니다.

만만하게 보여도 좋고 쉬워 보여도 좋은 곳입니다.

 

하나의 교회가 제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수 많은 사람들이 다 각기 다른 일들을 맡아 행해야 합니다.

저는 교인들이 교회에서 섬기는 일로 인해

정신적으로나 육신적으로 소진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그렇게 되려면 교회의 짐을 여러 사람들이 나누어 져야 합니다.

짐을 골고루 나누어 지게 하려면

때로 누군가에게 짐을 맡아 달라는 부탁을 해야 합니다.

그럴 때 이 사람이면 이 짐을 맡아 주지 않을까? 싶은 사람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막상 그 사람에게 연락하여 부탁하는 데에는 적잖은 망설임이 있습니다.

거절 당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입니다.

목회를 하다 보면 수 없이 거절을 당하게 되어 있습니다.

거절 당하는 것에는 맷집이 생기지 않습니다.

당할 때마다 상처를 받습니다.

그렇기에 조심스럽게, 어렵게 말을 꺼냅니다.

그럴 때 , 제가 하지요라는 응답이 오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지난주만 해도 몇 분에게 부탁하고 요청한 것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기도하면서 생각한 것도 있고

급히 서둘러야 하는 일들때문이기도 했으며,

어떤 분들에게는 너무 가슴졸이며 다가서야 했습니다.

그리고 전해져 온 한 마디!

'예 그렇게 할께요.'

'순종하겠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그럴려고 생각했어요.'

얼마나 가슴 떨리고 감사하고 마음이 좋던지요.

 

 

만만한 사람, 쉬운 사람은 세상에서 이용 당하고 무시 당하지만,

하나님 나라에서는 가장 귀한 사람입니다.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들로 인해 교회는 하나님의 따뜻한 품으로 변해갑니다.

 

존 웨슬리의 기도 중에 저는 주님의 것입니다.

쓰시고 싶으시면 쓰시고 버리고 싶으시면 버리십시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이것이 새생명교회 식구들 모두의 기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