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하나가 되는 공동체 구원의 감격과 거듭난 기쁨을 나누는 교회, 세상으로 파송 받은 삶을 감당하는 교회입니다

내려올때에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 느헤미야강
  • 2018-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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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삶의 현장이든,

목회현장이든

어디인들,

무슨 일이든 쉬운 일이 있을까만은

그동안 참 어설프고 무디게.

지나칠 만큼 고집스럽게.

때로는 내 능력에 비해 버거움을 느끼면서도

이 길을 걷고나면,

이 방향으로 가다보면,

오르다보면

목적지에 다다르겠지.

 

목적지가 없으면

감히 시작도 엄두도 못냈을 것이기에

그렇게 정신없이 달려왔습니다.

오르고 또 오르고

그렇게 달리고 또 달리면

큰 산은 아니어도

야트막한 언덕 어딘가에는

도착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함께 바라볼 수 있는 언덕.

그래서 우리가 지나온 길 돌아보고

또 올라야 할 고지를

오를 수 있겠노라고.

 

그렇게 38개월.

걷고 또 걸으며

오르고 또 올랐습니다.

 

2

 

너무 앞만 보고 달려갔나요.

너무 위만 보고 올랐을까요?

 

 

3

 

지난 한 해!

함께 울고 웃으며

굳은 일 드러나지 않은 곳.

늘 그 자리에 계셨던 분.

 

가장 힘들고 어려울 때

힘되어주고 싶어서라며

다시 시작하겠노라고.

그렇게 따듯한 동행이 되어주신 분.

 

어느 사이엔가

눈에서 멀어지고

누군가는 합당한 이유를 들어

이러 저런 모양으로 떠남을 예고한 이들.

 

산을 오르는 길은 힘들지만

정상에 오르고 난 뒤의 기쁨 있듯.

그 기쁨 때문에 올라가는거라 싶었는데,

실은 산은 오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려오기 위해서라고

누군가 말했던 기억이 떠오르는 것은.

 

나아가는데만

오르는데에만

집중한 나머지

놓치고 지나쳤던 것이 너무 많았던 것은 아닌지.

내 마음의 산에서 한발자욱씩 내려오려니

보이는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오를때에는

나아갈때에는 못 보았던 것,

어쩌면 안 보고 싶었던 것들이

이제야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늘 빈자리, 외로운 자리에 계셔 주셨는데,

늘 동행해 주셨는데

생각해보니

제가 정작 있어야 할

그 자리에 있어주지 못한 것같습니다.

 

열심히 하면,

바른 길이라고 여겨지면,

그러면 가는거지.

그렇게 달려온 길이

어쩌면 오직 산 꼭대기에만 오르려 한

지나친 욕심은 아니었는가 싶기도 합니다.

다 이해해줄 거라 싶었던가 봅니다.

 

이제 나아가고 올라간 길

돌아보고 내려오는 심정으로

지난 한 해를 살펴보고

또 이런 저런 모양으로 생각해보니

함께 머물러 있는 분들에게서

스쳐 지나간 이들에게까지 

온통   

미안하고 죄송스럽고

후회스런 마음뿐입니다.

 

4

 

2018

 

산 길을 내려오는 심정으로

하나 둘 씩 놓친 것은 없는지.

지나친 것은 없는지.

바르게 살필 것은 없는지.

 

다시 보겠습니다.

 

다시 보면

놓치지 않게 될까요?

 

올라가는 것도 좋으나

올라가려면 천천히 올라가는 것도

좋은 것이나

내려오는 마음으로

더욱 꼼꼼히 살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