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하나가 되는 공동체 구원의 감격과 거듭난 기쁨을 나누는 교회, 세상으로 파송 받은 삶을 감당하는 교회입니다

하나가 막히게도 뚫리게도

  • 느헤미야강
  • 2016-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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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dge caravan 2012년식!

저는 개인적으로 dodge caravan에 대해서는

이미지가 좋지 않습니다.

그것은 순전히 히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20145월 이후 지금까지 타고 다니면서

히터로 인해 고생한 것이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겨울이 길고 춥다는 이곳 캐나다에서

겨울에 히터가 나오지 않은 채로

새벽기도회를 어떻게 다녔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고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른 곳보다 세 네 배를 비싸게 불러대는 딜러에도

잘 한다는 곳을 이곳저곳 다녀보았지만

하나같이 정확히 진단하고 고치지를 못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겨울이 오기 전에 일찌감치 담요를 준비해두고

올해도 이렇게 겨울을 보내야 하는가 싶었습니다.

 

참 그동안 여러 가지로 차도 고생이 많았습니다.

물이 순환이 잘 안되어서 그렇다고,

순환라인에 공기가 차 있어도 그렇다고,

온도 조절기가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엔진과 연결되어 있는 어퍼 라인이 샌다고,

별의 별 방법을 다 해보았는데

결국은 가장 비싼 코어박스를 교체해야 한다는 거였습니다.

히터와 관련되어서 가장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그러다가

관리부장님인 권사님과 함께 들른 정비소에서

결국은 고치게 되었습니다.

2012년식이니 아직 코어박스를 교체할 정도는 아닐거다.

그리고는 압축공기로 코어박스를 뚫어주고

따듯한 물로 순환시켜 물을 외부에서 받아내니

코어박스 라인에 막혀있던 흰 모래알 같은 것들이

한 숟가락 정도 나옵니다.

차종에 따라 많으면 몇 배 많이도 나오기도 한답니다.

결국은 코어라인이 막혀 있었던 것이 원인이었던 것입니다.

모든 과정을 하나 하나 점검하면서

그 과정을 두 시간 가까이 하고서야 고치게 되었습니다.

 

핵심은 그 다음이었습니다.

궁금해서 물었습니다.

그럼 다른 곳에서는 이 사실을 잘 몰랐을까요?

물론 몰랐을 수도 있고

알았다해도 그렇게 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두 시간여 동안 고생해서 $100불 조금 넘는 돈 받느니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코어 박스를 통째로 가는게

훨씬 쉽고 이익이 크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알았다해도 그렇게 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저는 그 말을 다 믿지는 않습니다.

주위에 양심적이고 좋은 기업들이 많다는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온갖 오물을 뒤집어 쓰면서

겨우내내 히터로 고생한 그 마음을 헤아리시고

그 힘든 수고를 마다하지 않으면서도

수고의 절반만 받으셨다는 사실이 마음을 뭉클하게 했습니다.

물론 함께 해주신 권사님덕분이기도 했습니다.

 

차의 히터를 고치면서 몇 가지 깨닫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30분이면 충분한 시간을 두 세 시간씩 차지하면서

손대지 말아야 할 것까지도 망가졌다면서

고객들의 지갑을 노리는 딜러회사나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놔두고

이 땅에서 척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다른 사람들의 속내까지 살피는 마음씀이가 너무나 귀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큰 깨달음과 교훈은 이것입니다.

 

히터를 고치기 위해서

이곳 저곳을 만져보고 교체를 해보아도

근원적으로 막혀 있는 것을 발견하고 뚫어내지 못하면

백약이 무효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도 그럴 것 같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으면 하나님 자녀가 됩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된다는 것은

하나님으로 모든 상속권을 물려 받는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흘러 나오는 풍성함을 누릴 특권이 있다는 말입니다.

이것은 하나님과 연결되어만 있으면 누구나 누리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의 풍성함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풍성함을 늘 내려오는데

내 삶속에서, 관계를 풍성히 할 교제권이 형성되지 않으니

날마다 하나님께 물으며 하루 하루의 삶을 하나님의 주권안에서 행해야 되는데

죄의 문제 때문에,

이런 저런 무관심과 단절됨 때문에

하나님과의 소통이 막혀 있으면

나 역시 추운겨울에 찬 바람나는 히터를 안고 살아야 하듯

하나님의 자녀임에도 추운 삶을 살 수 있겠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근원적인 것이 막혀 있는지는 않는지를 살피지 않으면

어떤 수고와 애씀이 헛것이 될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하나님과 막히면 모든게 다 막히는 것이구나.

 

히터가 너무나 잘 됩니다.

궁금하기도 하고 또 그러다 안될까봐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차만 타면 몇 번씩이나 히터를 켰다가 끄기를 반복합니다.

5일이 자나고서도 변함없으니 잘 되는게 틀림없습니다.

막힌게 뚫렸으니 말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