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하나가 되는 공동체 구원의 감격과 거듭난 기쁨을 나누는 교회, 세상으로 파송 받은 삶을 감당하는 교회입니다

하마터면...

  • 느헤미야강
  • 2017-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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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제 마음에 든 불편함 감정들이 있었습니다.

감사를 잃어버리고 있다는 생각들이 그것입니다.

 

그러다가 누가복음 8장의 혈루증 여인과

회당장 야이로의 딸을 살리시는 말씀을 묵상하다가...

출애굽기 15장의 홍해를 건넌 후 기쁨과 감격 때문에

모세와 이스라엘의 노래를 읽다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혈루증 여인이 치료 받고 얼마나 기뻐했을까?

회당장 야이로는 목숨과도 같은 딸이 다시 살게 된 것을 보고

어떻게 반응했을까?

 

그들에게 찬양이 있었다면

분명한 것은 적어도 억지로 하거나 형식적인 차원이 아니라

가슴속 깊은곳에서 울려 터지는 것이었을거라는 거였습니다.

출애굽기 15장의 모세와 이스라엘백성들 역시

억지스런 찬양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냥 속 깊은곳에서 자연스럽게 터져 나오는 것이었을 것입니다.

 

금요기도회 경배와 찬양을 하면서

내내 제 속에 그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나는 입술로 찬양하고 있는가?

억지로 목사이니까 찬양을 하는가?

내 속에 구원에 대한 감격과 은혜에 대한 감동으로

올려드리는 찬양이 있는가?

그 생각을 하는 순간 하염없는 눈물이 흘러내셨습니다.

 

내 안에 있던 것이 언제부터인가 사라졌구나

내 삶의 감사를 어느순간엔가 잃어버렸음을 생각해 냈습니다.

 

죄송한 마음과 미안함 마음,

아무래도 감사를 잃어버린 까닭에 주신 은혜였던 것 같았습니다.

 

그런 마음이 계속 들어서 감사를 회복해야겠다는

혹은 저와 같이 잃어버린 감사를 가지신 분들이 있다면

함께 회복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말씀을 준비하다가 함께 나누었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본래 병원 생활의 경험들을 기록한 병원 잡지에서

처음 알려지게 된 이야기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병원을 찾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다가

나중에 유명한 <치킨 숲 스토리>에서도 소개된 이야기입니다.

 

어느 병원 병실에 두 환자가 나란히 입원해 있었다고 합니다.

두 환자 모두 침대에 누워 있는 중증 환자였지만

그래도 한 환자는 하루에 몇 차례씩 치료의 과정으로

일어나 앉는 것이 허락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창 곁에 있었기 때문에 옆에 누운 환자는

그가 일어 날 때마다 창 밖으로 무엇이 보이냐고 물었다고 합니다.

 

친절하게 그는 바깥 호수에 대하여

그 호수가를 거니는 오리와 백조들의 이야기,

그 호수가를 산책하는 연인들의 모습

그리고 아이들의 공놀이 광경을 전해 주었습니다.

 

처음엔 그의 친절이 너무 감사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점차 그 사람에게만

창 밖에 광경을 볼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 것을 묵상하자

그가 미워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이 창밖을 보지 못하는 것이

옆에 누운 사람 때문이라는 생각으로 비약하자

놀랍게도 옆의 환자가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느 날 밤

자신도 고통스런 밤을 지나고 있는데

창가 환자가 기침을 하며

숨을 가쁘게 몰아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응급 호출 버튼을 더듬어 찾는 부산한 소리가

곁에서 들려오고 있었지만

그는 꼼짝 않고 자는 시늉만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가 죽으면 자기가 창가로 침대를 옮기게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자신도 간호사 호출 버튼을 누를 수 있었음에도

모른 척하고 그 밤을 보냈다고 합니다.

새벽녘 창가 환자의 숨은 멎었고 병원 측은

그의 시신을 아침이 되기 전에 옮겨갔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 사람 마음속에서는

안 되었다는 생각보다

잘 된 것이라는 마음이 들었다고 합니다.

 

창가 환자가 나간 후

그가 제일 먼저 요청한 일이 무엇이었을까요?

자기를 창가로 옮겨 달라는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그가 창가 침대로 옮겨 가게 되자

도우미들이 떠난 후 그는 있는 힘을 다하여

몸을 일으켜 창 밖을 내다보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거기에는 뜻밖에 아무것도 없었다고 합니다.

맞은 편 건물의 회색 담벼락 밖에는 말입니다.

그때에야 비로소 그는

창가 환자의 스토리가 자기를 위로하기 위한

그의 섬김임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얼마나 미안했을까요?

얼마나 자신의 옹졸함이 후회되었을까요?

 

제 안에 어느 순간 있었던 감사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과거에 주셨던 은혜와 지금 베푸신 복들을 잘 기억하고

감사의 사람으로 살아가도록 하고자 합니다.

 

민수기 11장에는 이스라엘 공동체안에 있었던

잡족들이 원망과 불평의 씨앗이었고

그 영향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까지 전염되었음을 보여줍니다.

세상에 영향을 주어야 할 하나님의 백성들이

오히려 세상에서 전염된 까닭이었습니다.

내 안의 불평과 원망이 싹트고, 감사가 사라지는 건,

혹 세상의 가치가 내 안에 들어와 또아리를 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과거에 베푸신 은혜를 기억하고,

오늘 순간순간마다 내려주시는 복을 생각하고,

그 하나님의 사랑 때문에

내일도 소망이 있음을 놓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그게 잃어버린 감사를 회복하는 길임을 알았습니다.

감사대신 불평과 원망이 싹트는 자리에

진영 끝에 불이 사르게 되는 위험스러운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더 힘쓰도록 하겠습니다.


새생명공동체 식구 모든 분들마다

감사할 일들이 많아지고, 감사로 자신과 가정, 일터마다 가득 채워지는 일들이

많아지게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