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하나가 되는 공동체 구원의 감격과 거듭난 기쁨을 나누는 교회, 세상으로 파송 받은 삶을 감당하는 교회입니다

뜻대로 되지 않아 감사

  • 느헤미야강
  • 201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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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차원 더 높은 감사

추수감사주일 말씀 제목입니다.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성도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니라.

 

범사에 감사하라는 것이 추상적이지 않고

삶속에 어떻게 실재로 고백하고 살아갈 수 있을까?

고민하고 숙고한 끝에 나눈 말씀이었습니다.

그리고 세가지를 나누었습니다.

 

첫째, 내 인생속에서 내 뜻대로 되지 않은 것에 감사하기.

둘째, 고생한 것에 감사하기.

셋째, 봉사할 수 있게 하신 것에 감사하기.

 

지금의 내 믿음과 삶속에 적어도 이것은

범사에 감사할 수 있는 내용이라 여긴 것들이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우리 새생명공동체의 식구들이

범사에 감사하는 삶을

함게 이해하고 깨달았으면 좋겠다 싶어서 이기도 했습니다.

늘 손에 무엇이 주어지고 보여져야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뛰어 넘는 감사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였습니다.

 

그러나

 

그 말씀은 교회 공동체와 식구들을 위한 말씀이 아니라

내가 지금보다 더 철저하게 적용하고 깨달으며 살기를 기대하시는

말씀이라는 것을 크고 작은 몇 가지 사건을 통해서 깨닫게 하셨습니다.

 

1.

 

이곳 캐나다에서 사역하면서

많은 일들을 경험하게 하셨다.

그 중에서 첫째를 꼽으라 하면

어디에서든지 마찬가지이겠지만

모든게 뜻대로 되지 않는 다는 것이다.

특히 교회 공동체의 내,외적인 성장에 관해서는

더더욱 그랬습니다.

 

결코 떠나지 않을 것이라던 이들은

너무도 쉽게 교회를 떠나갔고

유독 심방을 많이 한 가정일수록 더 쉽게 떠나갔습니다.

심방을 많이 하는 가정일수록

건강한 가정이 아닐수도 있겠다 뭐 그런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그래서 나름 작정도 해 보았습니다.

웬만하면 심방을 하지 말아야 겠다는 우스운 생각까지도 한적이 있었지요.

 

정말로 생각한대로 뜻대로 되어졌다면

우리 교회 공동체는 지금보다 훨씬 더 크고

지금의 몇 배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고

훨씬 든든하게 자리잡은 공동체가 되어 있을 지도 모를일입니다.

 

그런데 너 지금

설교한 것 말고

정말로 네 삶속에서

네게 맡긴 목회자리에서

네 뜻대로 되지 않은 일에 대해서 감사할 수 있겠니?

그렇게 묻고 계셨습니다.

 

그러고 생각해보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이들의 전도와 방문을 통하여

공동체의 식구들을 채우셨고

떠나간 사람들 못지 않게 보내주셨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떠난 사람 때문에

지나간 과거나 아픔, 고통이 상처가 되지 않도록

미래를 향해 한 발자국 나아가는 것에 두려워하지 않도록

같은 이름의 사람들을 둘씩이나 보내주시기도 하셨습니다.

 

이 역시 내 뜻대로 되어진 일들이 아니기에

뜻대로 되지 않은 일에 감사가 왜 중요한지

그렇게도 일깨워 주셨습니다.

 

 

2.

 

압권은 여기에 있지 않습니다.

저도 그렇지만 아내는 특별히 더 그랬습니다.

교회에 한 두 번 방문한 사람들,

새벽기도이든지 주일예배이든지

스치듯이 거쳐간 이들이 제법 많았습니다.

 

예의 이 땅의 고마 고마한 교회들이 겪는 일들이지만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계속 나오기를 기도하자니

마음의 안타까움들이 더 클 것 같아서,

그렇다고 한 영혼의 가치를 생각해서 선뜻 포기하지도 못한채...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달 씩

혹은 1년씩 마음에 담아 놓고 기도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작년 후반기에 한 가정이 주일에 방문을 했었지요.

짧은 시간이지만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고,

정말 함께 신앙생활을 하면 좋을 가정이었습니다.

늘 그렇듯 간절히 다음주에 나오기를 기도했습니다.

역시나

그 뒤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몇 달인가 기도하다가

마음을 내려 놓은 듯 했으나

아내는 그 뒤로도 그 가정을 위해서

새벽마다 쉬지 않고 기도했습니다.

이제 그만하자 제발...

너무 힘들고 속상하잖아...

그럼에도 아내는 1년동안을 한결같이 기도했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나갔습니다.

그러는동안 아내의 기도제목이 바뀌었습니다.

 

하나님

이제 오늘까지만 기도하겠습니다.

보내신 그 교회에서 신앙생활 잘 할 수 있도록

이제부터 마음속에서 내려 놓겠습니다.’

 

아내는 그렇게 기도를 마무리했습니다.

 

어쩌면

이곳 낯선 이민문화속에서

채우시는 것도 많지만

마음속에 빠져나간 것들이 너무많아

기도제목이라도

그렇게라도 허전함을 채우려 한 것이었을지도 모르는데

그 빈 마음 이제 무엇으로 채우게 될까?

그렇게 생각하니 생각할수록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기도한 토요일이 지난 바로 그 주일에

그 가정이

너무나 특별한 방식으로

주변의 다양한 이들을 동원하셔서

교회에 다시 출석하시고 지금껏 함께 하십니다.

자녀들과 함께.

1년 만이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렇게 다시 기도를 이어가게 하셨습니다.

허전함이 아니라 충만함으로 채우셨습니다.

 

역시 내 뜻대로 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하나님의 뜻대로 하신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뜻대로 되지 않은 것에 감사하게 하셨습니다.

 

 

3.

 

지난주 한 집사님의 간절한 기도와 설득으로 인해

가족중 한 가정이 교회에 출석하기로 했습니다.

가족 모든 분들 또한 한없는 기대와 설레임으로 주일을 기다렸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기분좋게 토요일을 보내고 주일을 맞이했지요.

 

주일 아침,

아내에 들은 소식은

가족 한 분이 응급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당연히 교회에 오시기로 하신 분들 역시 제자리!

멈춤!.

그 날 그 주일을 어떻게 보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응급상황으로 고생하고 힘들어하시는 가족을 보면서

하나님은 내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하셨습니다.

 

역시 내 뜻대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아니 강단에서

한 차원 더 높은 감사의 삶을 선포했지만

내 삶속에서 내 뜻대로 되지 않아도

감사할 수 있는 삶을 산다는 것이

현실속에서는 너무 힘든 일이 되는지...

 

주님이 말씀하시는 듯 했습니다.

강 목사야!

너 그래도 감사할 수 있겠니?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일련의 일들을 통해서

제 삶속에서 먼저

한 차원 높은 감사의 삶을 살게 하셨습니다.

 

혹 강단에서 선포한 대로 살지 못하며

글자로만, 입으로만 살지 않도록.

여러 가지 경로와 방법으로 깨닫게 하셨습니다.

어쩌면 목사 한 사람을 바르게 일깨우기 위해서

우리 믿음의 가정에 한 상황을 허락하신것은 아닐까?

혹시도 모를 그 일을 위해서

가슴 여미고 눈물 나게 기도도 했습니다.

이제 빨리 회복되셨으면...

 

하나님의 행하심을 기대합니다.

 

4.

 

한 달 정도 되었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 제자가 이곳에 먼저 터를 잡고 잘 살고 있습니다.

너무나 아끼고 사랑하는 그 믿음의 제자,

지금은 집사님인 제자에게 뜻밖의 전화가 왔습니다.

한 가정이 토론토에 살고 있는데

이번주 혹은 다음주에 교회에 갈 거라고...

..........................

 

뿐만아니라 한 두 달 지나면

또 다른 가정도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기도해달라고 했습니다.

 

얼마나 가슴 두근거리는 일이었는지...

 

그런데

하필이면 올 수 있는 그 주일이

우리에게는 야외예배 겸 체육대회였습니다.

그 분은 다른 교회를 방문했다는 소식과

그 교회는 아주 큰 교회라는 것.

역시 나라로 그러했을 것입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한 번만이라도 와 보았으면...


역시 내 계획과 뜻대로 되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하나님이 하셔야 됩니다.

기도한다고 다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도

그렇게 알게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뜻대로 되지 않는 일에도

감사하는 것이 얼마나 크고 기대하시는 성숙함인지를

하나 하나 더 속살 깊이 깨닫게 하십니다.

 

내 뜻대로 되지 않은 일에서

이제는 자못 기대가 됩니다.

기다려 집니다.

하나님께서 어떻게 하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