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하나가 되는 공동체 구원의 감격과 거듭난 기쁨을 나누는 교회, 세상으로 파송 받은 삶을 감당하는 교회입니다

적어도 그날 만큼은

  • 느헤미야강
  • 2015-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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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차마 예배당 회중석을 바라볼 수 없었다.
행복축제인데...
생일잔치인데...
축제, 생일잔치를 벌여놓고
손님을 초대한다고 했는데
우리끼리만의 잔치가 되지 않을까?
몇 분이 앉아 계실까?
몇 분이라도 오시기는 할까?
 
2.
하필이면 11월 들어 가장 추운 날씨.
진눈개비마저 펄펄.
엎친대 덮친격 산타 퍼레이드.
그것도 예배시간이다.
그것도 교회 앞 영 라인.
교회를 오려면 굽이 길 돌아 와야 했다.
 
3.
9월 20일 선포식을 시작했으니
11월 22일, 꼭 두 달이었다.
 
4.
행복축제! 두달동안!
노방전도! 부담축제!
긴장축제! 불안축제!
걱정축제! 염려축제!
괜한축제! 고민축제!
 
5.
말은 안했어도 다들 속마음은 그랬다.
아니, 그랬을것만 같았다.
성도님들이야 그럴수 있다하지만
어디 담임목사야 그럴 수 있을까?
입술은 바짝!
더 엎드려 기도하고 또 기도하고
하루에도 수 십번 확신하지만,
이민목회, 이민상황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목사될까봐
하루도 편안한 잠은 없었다.
 
6.
그렇게 맞이한 당일.
목사님, 꽉 찼어요! 정말 꽉 찼다.
근데 사람보다 다른게 먼저 보였다.
앉아 계신 분들 모습 보니 궁금증으로 꽉 찼다.
도대체 뭐하길래 한 번만 나와 달랬을까?
새생명교회는 어떤 교회일까?
예배란게 뭐일까?
담임목사는 어떤 사람일까?
사람도 꽉 찼고
그런 생각들로도 꽉 찼다.
 
7.
결국은 해 냈다.
누구는 기적이라고 했다.
대부분 안 될거라고 생각했단다.
정말 많은 분들이 오셨다.
부모님, 친구, 후배, 지인들, 가족들
그리고 친정, 고향을 찾듯 찾아주신 분들.
그러나 기적은 사람들이 아니었다.
어린아이, 청년에서 어르신들에게 이르기까지
어느 한 분 예외없이
맡겨진 자리에서 애써주신 분들.
한 분이라도 더 초대할 수 있을까?
노심초사 하셨던 한 분 한 분!
누구보다 수고 많았던 청년지체들!
몇 시간동안 눈비, 바람, 추위에 떨며
결국에는 알아 누우셔야 했던 분들까지...
그 땀과 눈물이 한데 모아졌다는 것
그것이 기적이었다.
 
8.
목사님, 예배당이 꽉 찼어요.
실은 예배당이 아니라
자리에 꽉 채우신 성도와 초청자들이 아니라
성도님들의 마음에 희망이 꽉찬 표현이었다.
기적은 많음, 숫자가 아니었다.
너나 할 것 없이
적어도 그날만큼은
모두가 같은 생각, 같은 소망,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달음질했다는 것.
그게 기적이었다.
 
PS.
행복축제 가 부담축제였으나
부담축제가 행복축제되었으니
그것이 기적이었다.
내친김에
2016년도에는 아예 년초부터 행복축제를 하면 어떨까요?
얼마나 좋으셨는지 그런 분들도 계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