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하나가 되는 공동체 구원의 감격과 거듭난 기쁨을 나누는 교회, 세상으로 파송 받은 삶을 감당하는 교회입니다

성경 필사에 반하다

  • 느헤미야강
  • 2020-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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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셨어요?

이것 때문에 하루 하루 위기를 잘 극복하고 있어요.

다음 내용이 어떤 내용일까를 궁금해 하며,

계속 성경을 쓰게 되요.

이 구절이 여기에 있었네요.

이전에 몰랐던 단어, 구절들이 눈에 띄어요.

많은 이야기꺼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성경필사!

 

2

사순절!

어떻게 성도들과 함께 하는

의미있는 시간을 만들 수 있을까?

전교인 성경필사와 성경책 봉헌!

그게 참 좋겠다 싶었다.

 

3

필사전에 기도하기

성경본문 읽기 먼저 읽고 내용파악하기.

한 글자 한 글자 성경 옮겨 적기.

그리고 마침 감사기도.

가능하면 40일 동안 일정한 분량을 쓰므로

사순절 내내 말씀으로 살아보자는 거였다.

그렇게 40일 동안 성경 필사가 시작되었다.

 

4

성경필사를 계획한 여러가지 중에는 아주 작은 뜻도 있었다.

토요새벽기도회와 애찬시간, 속회모임...

신앙인의 이름으로 모이는 곳에서 나누는 이야기들.

세상적인 이야기도 나누되

중심은 신앙적인 이야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싶어서였다.

성경속에 나오는 하나님, 인간, 사건들과 교훈들.

예전엔 몰랐는데 이제 보게 되었다는 등

쓰다가 틀려 다시 쓰고...

때론 툴툴 거리면서도 쓰고 있는 자신을 보면서

그래도 결국은 써 내려간 후에 남겨진 감동의 이야기들이

우리 새생명교회 공동체 식구들가운데 있기를 바래서였다.

 

5

필사하면서 얼마나 많은 것을 깨닫게 하시는지.

앞 뒤 다 썼는데 마지막에 한 글자가 틀려서 다시 써야 하는 일들.

화이트로 틀린 글자만 수정하면 다시 안써도 되는데...

괜찮냐고 물어오는 성도님들에게 다시 쓰라고 하지만

실은 내게도 그런 애로사항은 있다.

몇 줄 쓰지도 않았는데 틀려서 다시 쓰기도 하고

한참을 쓰다가 한 절 건너뛰고 다음절을 쓰는 일들.

꾹꾹 눌러 쓰다보니 왜 팔은 그렇게 아픈지...

나야 목사니까 그렇다쳐도

성도님들도 얼마나 힘들고 어려울까 싶기도 하다.

목사가 제발 성도들 귀찮게 하지 좀 말지.

시키니 하지 않을 수도 없고...

누군가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을까도 싶다.

그렇게 한 주 한 주 지나간다.

 

5

그러나 누가 알았을까?

하나님의 은혜는 늘 내 계획을 넘어서 역사함을 깨닫는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때애

하루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가가 참 중요한 시기이다.

어떤 일로 하루의 긴 시간들을 보낼 수 있을까?

손주나 자녀들과 함께 하는 일만큼

내 자신을 살피고 하나님과 대면하는 시간은 더없이 중요하다.

억지로라도 필사를 하지 않았다면 더 의미있는 시간을 보낼까?

내가 자의로 성경필사를 했을까?

성경을 쓰면서 이 위기를 극복해보겠다고 했을까?

어려운때에 가족들이 저마다 성경을 쓰는 일을 상상이나 해 보았는가?

하나님의 앞서 행하심이 놀랍기만 하다.

그저 놀랍기만 하다.

 

그러니 어디 다른 모든 삶의 자리에서

우리보다 앞서 행하시는 일을 또 얼마나 많을까?

그래서 나는 이 바이러스가 주는 위기의 상황속에서

앞서 행하시는 하나님이 오늘도 일하고 계심을 확신한다.

오늘도 하나님은 분명히 일하시고 계심을 믿는다.

 

어디 필사를 통해서 주신 은혜는 그뿐이던가?

 

6.

성경을 원본에서 사본으로 옮겨적었던

유대인들의 마음을 생각해본다.

 

유대인들에게는 성경 필사 규정이 있다.

 

양피지를 만들기 위해 양이나 소를 잡는다.

단 이때 1년 미만의 동물, 임신한 동물이나

몸에 흠이 있는 동물의 가죽 또한 양피지로 쓸 수 없다.

반드시 1년 이상이되 몸에 흠이 없고 임신하지 않은 암컷

동물의 가죽으로 양피지를 만들고

이것을 이어서 두루마리를 만든다.

 

필기구로는 항상 갈대를 깎아 만든 펜과 전통적인 방법,

녹슨 철가루와 물고기로 만든 아교 등으로 만든 잉크를 써야 한다.

이것도 일일이 코셔 인증을 받은 재료로만 선택해서 쓴다.

 

성경을 필사할 때는 항상 필사자 옆에

사람 두 명이 지켜보고 있어야 한다.

필사자가 구절을 쓸 때마다 이를 읽어주고,

잘못 썼을 경우 바로 지적하기 위해서이다.

 

하나님이라는 글자가 나올때는

그 이름 감히 부를 수 없어 아도나이()로 썼고

그 글씨조차도 쓰기 직전에 잠시 손을 놓고 목욕을 해서

마음을 가지런히 해야하며,

반드시 기존에 쓰던 펜을 버리고 새로운 펜으로 바꿔 써야한다.

만약에 글씨를 잘못 썼을 경우에는 칼로 긁어서 지우고

그 위에 다시 써도 상관없지만,

아도나이를 잘못 썼을때는 해당 두루마리를 전부 버리고

새로 필사해야 한다.

오늘날과 같이 종이가 흔한때가 아니었으니

그 수고와 애씀은 말할 것도 없었다.

 

7.

성경필사가 주는 도전이 있다.

하나님 이름이 나올때마다 쓰던 펜을 버리고

다른 펜으로 바꿔서 쓴다는 마음으로 써보는거다.

하나님 이름이 나올때마다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나 샤워를 하듯 마음을 씻고 마음 가다듬으며

자리에 앉아 ··또박 또박 두려운 마음으로 써 본다.

그래서 '하나님'의 '하'라는 글자를 쓸때는

십자가(+)를 긋고 밑에 동그라미를 놓아 써 보곤한다.

그러나 하나님, 여호와, , 예수 라는 글자 자체가 틀리면

그 장은 처음부터 다시 쓰는 거다.

오타가 나면 칼로 조심해서 잘못된 글자를 지우고

그 위에 다시 글을 써 본다.

그렇게 성경 필사를 해 나간다.

 

8

뿐만이 아니다.

성경을 읽고 쓰다가 멈추어서게 하는 단어, 구절이 있다.

그때마다 한참을 멈추고는 생각한다.

이 단어, 구절은 전에는 몰랐었는데

이런 구절도 있었네...

그렇게 주시는 은혜가 제법 너무 많다.

그리고 노트 한 권을 옆에 놓고

쓰면서 읽으면서 주신 은혜들을 쏟아 적는다.

그러면 어떤 묵상집도 줄 수 없는

성경필사가 주는 간증거리가 쌓여 간다.

 

9

그렇게 성도님들의 한 땀 한 땀 옮겨 적은 말씀들

모아진 쪽 복음들이 모아져

다시 보여 예배하는 날에

우리는 이 필사성경을

새생명교회 공동체 성경이라는 이름으로

하나님께 봉헌할 거다.

 

10

성경필사가 주는 은혜가 있다.

성경필사에 반한다.

그렇게 성경필사에 반했다.

코로나 19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성경필사 였다고 새생명교회 식구들은 말할거다.

성경필사에 반했다고...